우리가
MZ세대라구요?
나 원 참!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김효준씨(22)는 'MZ세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뜸 "우리가 MZ세대냐"고 반문한다. 'MZ'라는 용어로 자신들을 구분하는 기준과 구분 행위를 두고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도 말했다. 대기업 직장인 송영인씨(34)는 "똑같은 사회구성원들일 뿐이며, 세상에 대해 전혀 엉뚱한 판단을 하고 살아가는 '외계인'도 아닌데 대체 왜 MZ로 구분하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그냥 누군가 만들어낸 용어에 우리를 끼워 맞추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국 사회에서 연령·세대 구분은 진부하다. X세대(1970~1980년대)와 Y세대, Z세대 등이 그 예다. Y세대는 밀레니얼 세대로 바꿔 불렸다. 그리고 그들 중 2008년에 스무살이 된 1989년생을 기점으로 전기(1981~1988년)와 후기(1989~1995년)로 나눴다. 글로벌 금융위기, 촛불집회 등 사회적 변화를 온몸으로 겪고 자란 세대라서다. 이보다 후세대를 칭하는 말로 Z세대(1996~2010년대 초반생)가 등장했다. MZ세대란 용어가 한국사회에 등장한 것은 2019년이다. 제도권 언론이나 전문가들이 규정하는 MZ세대의 특징은 이렇다. "디지털 시대에 태어났으며, 모바일 환경에 익숙하다. 기사와 책, 텍스트에 익숙한 과거 세대와 달리 유튜브 동영상 등을 통해 정보를 얻는다:" 기성세대에게는 놀라운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정작 그들은 무심하다.

실제 그들은 온라인으로 다양한 창작물을 받아들일 기회가 컸던 만큼 이전 세대보다 개인의 취향과 선호를 중시한다. 온라인 쇼핑으로 자신의 취향과 기호를 적극 표현하고, 타인의 소비 경험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태어나보니 민주주의가 곁에 있었고, 헌법으로 하여금 자본주의를 명시해둔 곳에서 자랐다. 상대적으로 풍족한 환경에서 자랐으니 공동체보다 개인의 가치를 중시하는 분위기에 익숙해졌고, SNS를 통해 나 자신을 표현하는 데 거리낌 없다.

경제력과 시간적 여유를 바탕으로 누릴수 있는 '자유'를 누린다는 점에서는 MZ는 동일체처럼 보이지만 파고들어보면 M과 Z의 차이는 하늘과 땅만큼 크다. M은 2.25등신의 도트 아바타 꾸미기에 심취했고, 소녀시대와 샤이니가 입었던 형형색색의 스키니진에 열광했다. 반면 Z는 3D의 메타버스에, 돌고 돌아온 '배꼽티'와 '로우라이즈'에 열광한다.

MZ세대라는 통칭이 붙는데 당사자의 동의는 없었다. M과 Z를 합친 형태인 ‘MZ세대’라는 병합적 세대구분에 거의 대부분의 MZ는 고개를 흔든다. M과 Z를 하나로 묶어뒀지만 완전히 다른 세대라는 인식이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MZ의 연령대가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는 점이다. MZ세대가 아니라 ‘M부터 Z까지, 길고 긴 구간을 묶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MZ에 속하는 연령대는 단순히 나이로만 계산해도 30년 가까이 차이가 난다. 당연히 생각에서도 온도차이가 현격하다.

모바일 리서치 플랫폼인 오픈서베이가 지난해 내놓은 'Z세대 트랜드 리포트'에 따르면 Z세대(1996~2007년생)와 M세대(1986~1995년생)는 관심사, 라이프스타일, 언어생활 등 사실상 모든 분야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당시 오픈서베이는 M세대의 범위를 제한했다. 분석에 따르면 Z세대의 관심사는 '앞으로의 진로와 직업(71.7% 복수 응답)' 이었던 반면 M세대는 '재테크(79.2%)'라고 답했다.

뉴시안이 취재 과정에서 만난 Z세대 30여명중 대다수는 M과 Z가 같은 정체성을 갖고있다고 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대학생 김소영씨(24)는 “그 세대라기보단 그 나이대가 공감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지금의 우리를 20년 후의 우리가 공감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준영 상명대 소비자거주학과 교수는 "MZ세대는 청년세대인 2030을 편의상 줄여 부르다 관용어로 굳혀졌지만 M세대와 Z세대는 결이 다른 세대"라면서도 "젊은 감성을 가진 청년 소비자 층 전체를 아우르기 위해 만들어진 용어인 만큼 기성세대 입장에서도 완전한 구별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케팅에 국한됐던 과거와 달리 MZ세대라는 용어는 현재 경제·정치·사회 전반에서 두루 쓰이고 있다. 기업들은 지갑을 열기 위해, 정치권에서는 표심을 얻기 위해, 기성세대는 강력한 의사결정권을 가질 그들과 어울리기 위해 그들을 공부한다.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 ‘아낙수나문(아빠가 낙선하고 수십 번 나온다 해도 문재인)’, ‘투대문(투표해야 대통령은 문재인)’ 등의 조어 역시 2030 지지자들로부터 시작했다. 대선에 팬덤 열풍이 불자 각 후보들도 지지자들도 ‘어대윤, 어대이’ 등의 조어로 맞섰지만 쉽지 않았다. 공동체 문화를 거부하면서도 나름의 방식으로 지향하는 MZ세대의 특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실수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수직적인 '지령'에는 반기를 들고, 아래에서 양 옆으로 자발적으로 퍼진 행동에는 누구보다 적극적인 이들의 특성을 존중하지 않은 탓이다. MZ의 실체는 복잡다기하다. 일률적으로 규정하기도 어렵다. M과 Z에 대한 공통점과 차이점을 인정하고 따로 접근해야 한다.

점메추가 뭐야?
메리 추석?

그룹 '러블리즈' 출신의 가수 미주가 지난 6일 '저메추해주세요'라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가 대소동이 일었다. 저메추는 '저녁메뉴 추천'의 줄임말이다. 물론, 점심메뉴추천이라는 '점메추'도 있다.

'방송인 박미선씨의 유튜브에는 요즘 'ㄱOO'라는 초성이 자주 등장한다. '귀여워'의 초성이다. TV예능 '아는 형님'에서 해당 신조어가 방영된 뒤 제법 알려져 있다. 'OㄱOO'(안귀여워)라는 파생버전도 있다.

‘신조어 홍수시대’에 기성세대들은 혼란스럽다. 하지만 MZ들은 너무도 자연스럽다. 6월 중순 뉴시안은 10명의 MZ청년들과 카카오톡 대화를 통해 그들의 언어가 생활속에 얼마나 깊숙이 파고들어있는 지를 들여다봤다.

우선 그들이 생각하는 신조어를 물었다. “어쩔티비”, “킹받네”, “너 뭐 돼?”, “머선129”, “오히려 좋아”, “가보자고”, “점메추/저메추” 등의 용어가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쿠쿠루삥뽕’, ‘스불재’, ‘H워얼V’, ‘가보자고’, ‘당모치’, ‘갑통알’, ‘너또다’, ‘완내스’, ‘홀리몰리과카몰리’ 란 말도 있었다. MZ세대들이 주로 활동하는 SNS나 유튜브 등에는 ‘반모’, ‘좋댓구알’, ‘설참’, ‘구취’, ‘임구’, ‘싫테’ 등등 더욱 다양하다. 물론 이런 신조어에 '별다줄'(별걸 다 줄인다)이라는 MZ도 있다.

MZ들의 언어도 과거 기성세대처럼 축약과 생략 그리고 우리 사회를 꼬집는 어딘가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장 핫한 '어쩔티비'는 "어쩌라고 가서 티비나 봐"라는 뜻이고, '제당슈만'은 "제가 당신을 슈퍼스타로 만들어드릴께요"라는 의미이다. 복잡다단함속에 살아가는 MZ들의 페이소스가 감지되는 언어이다. ‘H워얼V’(사랑해)처럼 글자를 뒤집어 쓰는 경우는 MZ세대만의 기발함이 번뜩이는 언어들이다. '쿠쿠루삥뽕' 처럼 별 뜻없이 사용하는 의성어도 있다.

한 청년은 "SNS를 하면서 짤을 캡처해놓고 카테고리별로 폴더를 만들어 사용할 만큼 밈이나 이모티콘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형제, 친구 등 또래끼리만 사용하는 경우도 많았다. 서민정(가명, 23세) 씨는 “윗 세대랑 대화할 때는 신조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며 “신조어로 얘기하다 보면 다른 세대랑은 전혀 통한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고 답했다.

국립국어연구원이 지난해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신조어 사용빈도 조사결과 인터넷언어의 사용비율은 '자주'와 '보통'을 포함해 81%나 됐다. 이미 보편적이라는 뜻이다. 물론 젊을수록 사용빈도가 잦다. 실제 웃음소리(ㅋㅋ)나, 눈물(ㅠㅠ) 등은 일상화된 지 오래이다. 신조어는 흔히 '낄낄빠빠'같은 축약어, 'ㄱㅅ(감사) 같은 초성어, 개이득 같은 붙임말, '멍멍이'나 '댕댕이' 처럼 특정음절을 비슷한 모양의 다른 음절로 바꾸는 표현등으로 대별된다.

MZ들의 신조어는 기성세대에게 낯섬과 당혹감을 안겨주지만 한국이 인터넷 선진국이 되고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화된 것과도 무관치않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말이 등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말보다 문자를 쓰는 게 더 익숙한 Z세대 입장에서는 자연스런 현상인 셈이다.

‘일취월장’을 단순한 사자성어로만 이해하는 기성세대와 달리 MZ들은 ‘일요일에 취하고 월요일에 해장하자’라는 뜻으로 사용한다. ‘왁왁’ 역시 기성세대는 비명 소리로만 이해하겠지만 한자 ‘맛없을 왁’을 이용한 “맛이 없다”는 신조어이다.

고석영(가명, 26세) 씨는 “집에서 ‘킹받네’, ‘해보자고’같은 말을 하도 자주 쓰니까 부모님이 ‘그게 무슨 뜻이야?’하면서 물어오셨다. 그 이후에는 부모님도 종종 쓰신다”며 "역으로 신조어가 기성세대와의 소통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기성세대들도 한때 ‘웃기는 짜장/짬뽕’, ‘옥떨메’, ‘아수라발발타’, ‘뻐꾸기 날린다’ 등과 같은 '신조어'를 썼다. 최수영(가명, 23) 씨는 기성세대의 당시 신조어에 대해 “내가 유행어를 쓸 때 부모님이 이런 기분이셨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은비(가명, 23세) 씨는 “부모님도 나와 같은 시절이 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어 되레 재미있다”며 웃었다.

MZ세대의 언어가 표준어로 등재될 가능성은 높지않다. 신조어임을 알게되더라도 널리 사용되지 않거나 뜻이 명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 사실 MZ들의 언어를 보면 기성세대들이 과거 자주사용했던 새로운 언어가 만들어지는 원리와는 전혀 다르다. 전통적인 신조어 방식인 축약 외에도 앞서 얘기한 '‘H워얼V’처럼 뒤집는 경우도 있다.

MZ가 신조어를 자주 사용하는 이유는 단순명쾌하다. 짧고 빠르게 의사소통이 가능해서 효과적인 대화를 할 수 있다. 여기에 새롭고 재미있는 표현들이 많아 소통하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인터넷 문자를 매개로 빠르게 소통하기 위해 사용되다 보니 축약과 탈락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셈이다. 물론 세태를 풍자하는 신조어도 적지않다.

신조어를 사용해 짧고 빠르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것은 장점이지만 젊은 세대와 기성 세대 간의 소통을 방해해 세대 간 대화가 단절되고 언어 격차가 커질 가능성이 높은 점은 우려할 사안이다. 게다가 신조어의 많은 부분이 은어나 비속어, 외래어가 섞여 있어 우리 고유의 언어 한글을 파괴하거나 특정 계층이나 지역 등을 비하하는 신조어는 사회 갈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한 트위터 유저는 “’오글거린다’라는 말이 나온뒤 사람들에게 감성이 사라졌고, ‘선비’라는 말이 나오자 절제하는 사람이 사라졌고, ‘나댄다’라는 말이 나오자 용기있는 사람들이 사라졌고, ‘설명충’이라는 말이 나오자 자기가 아는 지식을 나누려는 사람들이 사라졌다”고 꼬집기도 했다.

서민정(가명, 23세) 씨는 “나도 신조어를 자주 쓰지만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종종 있다”라며 “친구와 연락 중 ‘코끝모’라는 답장을 받았지만 그 당시엔 이해할 수 없어 결국 검색 후에야 ‘코로나 끝나고 모이자’라는 뜻이란 걸 알았다”며 회상했다.

흥미로운 점은 신조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 불구하고 MZ세대들은 재미있다는 인식이 대부분이다. 한글파괴가 아니라 한글발전이라고 여기는 이들도 적지않다.

커뮤니티,
달글을 따라가면
내가 있다

"안녕하세요, '명왕' 문재인입니다" 제19대 대통령선거를 앞둔 2017년 봄,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커뮤니티 '루리웹' 유저들을 향한 영상 메시지가 게재됐다. 딴지일보 자유게시판 이용자인 '딴게이'를 향한 영상도 함께 올라왔다. 두 커뮤니티 모두 문재인 후보의 지지자들이 모여 하나의 '성향'을 띄게 된 곳이었다. 또 하나의 선거 유세였다. 각각의 특성에 맞춘 커뮤니티 용어, 호칭까지 살려 그들에게 융화됐다. 유세의 중심이 과거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한 셈이다.

MZ세대를 이해하는 데 '온라인 커뮤니티'를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 MZ들의 일상은 이미 커뮤니티에서 이뤄진다. 지금의 온라인 커뮤니티는 X세대의 그때 그시절 '커뮤니티' 나 기성세대들의 많이 참여하고 있는 '다음 카페'와는 차원이 다르다.

비즈니스용 웹 분석 서비스 업체인 시밀러웹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국내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로는 디씨인사이드, 에펨코리아, 일간베스트, 네이트판, 루리웹, 뽐뿌, 더쿠, 클리앙, 인벤, 인스티즈 등이 있다. 1999년 첫 문을 연 디시인사이드를 필두로 신흥 세력인 에펨코리아가 최상위권에 위치해 있으며 그 뒤로 루리웹, 뽐뿌, 더쿠 등이 중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세대는 18~34세가 압도적이다. 그외 연령대의 이용률 합계는 채 10%도 되지 않는다.

디지털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그들의 손에는 스마트폰이 들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특성상 무한대로 세분화할 수 있는 공론장이 마련되자 '물 만난 고기'가 됐다. 김지훈(24, 대학생)씨는 "게임 정보를 얻기도 하고, '식집사'인 만큼 식물 관련 게시물로 힐링하고, 관심있는 식물에 대해 찾아보기도 하고, 일종의 유흥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자 커뮤니티로의 외출 시간은 더 길어졌다. 2021년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조사한 MZ세대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 현황에 따르면 한달 동안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한 비율은 74.8%에 달했다. 하루에 2시간 이상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헤비 유저 이용자도 27.1%에 달했다. 단순한 취미 활동과 특정 화제에 대한 정보 공유 위주였던 인터넷 생활이 달라지면서다.

MZ의 커뮤니티 일상화에 흐름을 놓치는 것을 두려워하는 포모 증후군을 얘기하는 이들도 있다. 연결성이 옅어지고 소외되는 것을 떨쳐버리려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 것만으로 MZ의 커뮤니티 문화를 설명하는 것은 단견이다.

김혜미(25, 요식업)씨는 퇴근 후 웃음거리를 찾기 위해 온라인 커뮤니티를 찾기 시작했다. 일면식도 없고, 마주할 수는 없지만 웃음이라는 원초적인 공통점이 그들을 하나로 만들었다. 공유와 재가공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재치있는 공감포인트가 서로를 자극한다. 그의 커뮤니티에는 '달글(달리는 글)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달글은 하나의 주제를 정해놓고 그 내용만 이야기 하는 글을 뜻한다. 실시간으로 달리던 PC채팅을 댓글화한 것과 마찬가지다. 거리적 한계를 각자의 현실 공간 안에서의 활동으로 이어가고, 이를 인증하는 방식으로 활동을 공유한다. 비건·도서·식물·연예 등 달글의 분야는 다양하다.

김씨는 달글을 통해 인권과 동물권, 비건과 같은 환경분야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달글에서 달리다 보면 몰랐던 분야도 알게 된다. 어느 분야든 더 다양한 곳에서 관심을 갖는 게 사회 일원으로서 필요하다고 느꼈다" 고 말했다. 개인의 작은 공간에서의 실천이 사회의 새로운 실천이 되는 것이다.

이런 이들이 모인 커뮤니티는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언론이 미처 싣지 못하는 천태만상을 공유하면서다.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돈쭐' 사례가 대표적인 예다. 돈쭐은 선행의 주인공이나 억울한 사연을 가진 피해자들의 사연을 소개하고, 이들을 위한 '착한 돈쓰기'를 일컫는 말이다.

2019년 5월 한 음식점에서 꿈나무 카드를 갖고온 결식아동에게 식사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돈쭐의 시초였다. 커뮤니티, SNS를 통해 사연을 알게 된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화제가 됐다. 할머니를 모시고 어렵게 사는 형제에게 치킨 두마리를 쾌척한 치킨집 사장님과 7세 딸을 키우는 기초생활수급자 아버지를 도운 피자집 사장님께 '은혜갚은 까치'를 자처한 것도 이들이었다. MZ세대는 개인주의적 성향을 띈다는 기성 세대의 편견을 뛰어넘는 방증이기도 했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정보가 모이기 마련이다. 기존의 '종이 신문' 대신 '인터넷 뉴스'가 자리를 채웠다. 커뮤니티에 상주하는 이들이 늘면서 뉴스와 온라인 커뮤니티의 경계도 무너지기 시작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뉴스를 접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커뮤니티 내에서 대부분의 뉴스는 기사 등을 캡쳐로 정보를 공유하는 데에서 시작한다. 정보를 퍼나르는 데에서 그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가 하나의 언론이 된 것이다. 물고 태어난 수저와는 관계 없이 어디서나 갑이 될 수 있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 그들을 매혹했다.

실제로 지난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 참석한 의원들은 증인들의 위증을 입증하기 위해 온라인 커뮤니티의 정보를 기꺼이 사용했다. 디씨인사이드 주식갤러리를 통해 모인 이들의 정보는 '집단지성'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당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들로부터 메신저를 통해 결정적인 제보를 받았고, 이를 근거로 청문회 내내 모르쇠로 일관해 오던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몰아세울 수 있었다. 커뮤니티가 단순히 뉴스 이용자에서 벗어나 공급자의 역할도 수행하게 된 셈이다.

그러는 사이 제도권 언론은 힘을 잃어갔다. 물론 제도권 언론의 추락이 온라인 커뮤니티의 성장에 따른 것만은 아니다. 최현진(27, 회사원)씨는 "뉴스가 보여주는 정보가 다 진실인지 의문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언론은 늘 '정론'이니 '불편부당' 같은 단어를 사시(社是)로 얘기하지만 단언컨대 이를 곧이 믿는 국민은 단 한명도 없다. 권력의 부침에 따라 언론은 늘 흔들렸고, 이는 국민들의 불신으로 이어졌다.

옥스퍼드 대학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발표한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2’ 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3명 중 2명이 뉴스를 의도적으로 회피했다. “신뢰할 수 없거나 편향적”이라거나 '주제의 결핍' 등이 회피의 이유였다.

실제 MZ세대의 뉴스 소비 경로는 과거와 조금씩 다른 궤도를 보이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실시한 2021 언론수용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의 11.7%는 온라인 및 동영상 플랫폼을 뉴스의 주요 소비 경로로 꼽았다. 2019년에는 3.0%, 2020년에는 6.9%였다. 반면 인터넷포털과 검색엔진을 주요경로로 지목한 비율은 2020년 75.8%에서 2021년 70.2%로 줄었다. 여전히 포털이 강력한 힘을 갖고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수면밑에서는 MZ들의 변화가 시작됐다고 봐야할 것이다.

실제 이들은 '공급자 일변도 뉴스' 대신 넓고 다양한 이야기가 존재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커뮤니티, 유튜브에서 다양한 뉴스를 소비한다. 이는 특정 매체를 신뢰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이다. 그들은 같은 성향을 가진 이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 뉴스에 대해 토론할 뿐이다.

뉴스를 소비하는 방향이 달라지는 점도 주목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기존의 4050은 포털에서 뉴스를 검색해서 보는 반면, 요즘 MZ세대는 본인이 원하는 기사만을 구독할 수 있는 유튜브나 커뮤니티를 통해 뉴스를 소비한다"면서 "뉴스도 자기가 원하는 걸 찾아보는 성향 뿐만 아니라, 이들의 뉴스 소비 방식이 기존 언론의 보도 중심이 아니라 해설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이라고 말했다. 사실만을 전하는 뉴스를 떠나, 관련 배경지식과 나와 같은 의견을 얹은 뉴스 채널을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요즘 애들은 뉴스에 관심이 없다는 기성세대의 뜻을 뒤집는 동시에 그들이 새롭게 만들어 낸 뉴스 '소화제'인 셈이다.

이런 이유때문에 MZ내에서도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한 자성론이 적지않게 나온다. 김자경씨(21,대학생)는 자신이 "온라인 커뮤니티가 내 가치관 형성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친 것을 부인할 수 없다"면서 "과거에는 내가 활동하는 커뮤니티의 정반대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이해의 영역에 두고, 이해할 수 없음에 대한 화를 키웠지만 이제는 커뮤니티 내에서,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에 무게를 두고있다"고 말했다.

웃음과 동시에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으로 커뮤니티 활동을 시작했던 김영준(28, 회사원)씨는 여러개의 세계관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직장에서의 세계관, 학교에서의 세계관, 커뮤니티에서의 세계관이 각기 다르다는 설명이다. 사실상 '부캐' 여러 개가 생긴 셈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MZ에게 커뮤니티는 숨가쁘게 돌아가는 현실 한편에서 시간적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는 나만의 호흡 공간이자 광장의 다른 이름이나 마찬가지이다.

“청년정치 활성화?
개나 주세요"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끝낸 정치권이 다시 혼돈에 빠져들고 있다. 집권 여당 윤리위원회는 이준석 대표에 대해 당원권 6개월 정지를 결정했다. 이 대표는 결과를 수용하지 않은채 전국을 유랑중이고, 윤석열 대통령의 복심인 권성동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뒤 비대위원장으로 긴급 수혈됐던 박지현씨가 당 대표선거 출마를 선언했으나 당원자격 시비에 휘말리면서 후보등록 조차 거부됐다. 이런 상황을 두고 진중권 전 동양대교수는 "선거때 젊은이들 잔뜩 갖다 썼는데 지금은 찬밥인 것 같다"고 비아냥댔다.

MZ에게 정치는 '높은 벽'이다. 주류 정치권은 선거때가 되면 청년을 찾지만 선거가 끝나면 나몰라라 한다. 지난 6월 1일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는 처음으로 만 10대 후보 7명이 참여했다. 지난해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총선·지방선거 출마 가능 나이가 만 18세로 낮춰진 데 따른 것이다. 10대 후보 7명 중 당선자는 천승아 씨(국민의힘·고양시의회 의원 비례대표)가 유일하다. 10대 기초의원이 탄생은 그 자체로 기성세대 중심의 한국 정치사에 의미있는 진전이다. MZ세대, 그 중에서도 Z세대에게 정치란 과연 어떤 것일까. 뉴시안은 지방선거 이후 낙선자 6명을 직접 만나 그들이 품고있던 생각을 들어봤다. 천승아 당선자는 수차례 인터뷰 요청을 했으나 응답하지 않았다.

올해 지방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대통령 선거 승리 정당인 국민의힘과 패배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재격돌이었다. 결과는 익히 알려진대로 여당의 압승이었다. 하지만 이 틈바구니속에 '조용한' 소용돌이가 있었다. 이른바 10대 후보자들의 도전이다.

가장 눈길을 끈 이는 오원옥(53)-신행(19)씨 부자가 출마한 전남 무안군 지방선거다. 아버지 원옥씨는 이번 선거를 포함해 목포시장, 무안군수, 시·도의원 등 선거에 6차례 도전한 '베테랑'이다.

신행씨는 목포대 패션의류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다. 이 부자는 TV시청 중, 청소년의 1/3이 자살 충동을 겪으며 학교 교실을 전쟁터로 느낄 정도로 학업 스트레스를 느낀다는 것을 보며 청소년들을 위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했다. 신행씨는 아버지로부터 '네가 청소년들을 위한 사회를 만들어 봐라'는 말에 지방선거 출마를 결심했다.

부자는 무소속으로 선거구만 다르게 출마했다. 원옥씨는 무안군 '가'선거구, 신행 씨는 '나'선거구에 출마했다. 신행 씨는 "지역 주민들의 고민을 직접 듣고 이들의 삶의 질을 향상 시키는 데 집중하고 싶어 정당 가입은 하지 않았다"며 "생활 정치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둘다 낙선했지만 아들(5.88%)은 아버지(2.52%)보다 표를 많이 얻었다. 부자는 "양당 중심의 한국 정치 현실에서 무소속으로 도전장을 내민 것만으로도 정치 지형이 변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자위했다.

뉴시안이 만난 6명은 모두 만 10대 청년들로 대학 1~2학년생이었다. 본격 선거활동이 시작됐던 4월은 중간고사를 막 치른 후여서 쉴 틈도 없었다.

이건웅 씨(녹색당·18)는 "1학년 1학기는 휴학조차 되지 않아 수업을 들으면서 선거활동을 했다"며 "학교 수업도 듣고, 과제도 하면서 선거활동을 준비해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노서진 씨(진보당·19)는 "주로 출근길과 퇴근길 시간대에 선거활동을 해 수업에 어려움은 없었지만 지역을 다니면서 몇 달 동안은 정신없이 지냈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이들은 무슨 결심으로 험난한 정치에 발을 내딛게 된 것일까. 낙선자 6명 모두 '내 친구·내 가족'을 향한 작은 관심으로부터 정치 입문을 결심했다. 대부분은 중·고등학교 재학 시절 한국사회의 여러 부조리를 보고 경험했던 이들이다.

김경주 씨(더불어민주당·18)는 10대지만 정치경력 5년차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세월호 참사 사건을 바라보며 국가 공권력에 부당함을 느끼면서 더불어민주당 예비당원으로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녹색당 제주도의원 비례대표 후보로 나선 이건웅씨(18)는 "2016년 중학교 1학년 때 제주도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는 평화 대행진에 참여하면서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씩 변화되기 시작했다"며 "제주도민의 의견을 직접 수렴하고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제도권에 들어가고 싶다는 마음으로 지방선거에도 출마하게 됐다"고 말했다.

중학교 2학년 때 정의당에 입당한 이재혁 씨(18)는 '학교 밖 청소년'이었다. 이 씨는 "정부에서 청소년들에 대한 수많은 정책을 내세우지면 정작 학교 밖에 있는 청소년들은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며 "가정 밖 청소년·성소수자 청소년·이주민 청소년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싶다"고 전했다.

청소년 참정권에 주목한 노서진 씨(정의당·19)는 "교육 현장의 당사자는 학생인데 학생들이 교육감 선거에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다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꼈다"며 "청소년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생각해 정의당에 입당해 본격적인 정치에 대해 알아가게 됐다"고 했다.

신은진 씨(진보당·19)는 특성화고 졸업생으로서 특성화고 실습생들의 노동권에 주목했다. 신 씨는 "중학생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촉구 집회에 참여했다가 진보당이 개혁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면서 당원 가입을 했다"며 "현장 실습을 하다가 숨진 고 홍정운 군과 같은 사건이 더 이상은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10대 후보들은 거대 양당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보다 정의당·진보당·녹색당 등 진보성향 정당에 대거 소속돼 있었다. 이는 진보 성향의 정당들이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청소년들에게도 당원으로 가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면서 활성화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만 16세 청소년들도 정당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특히 만 16세에 정당에 가입하더라도 선거 활동은 만 18세부터 가능해 당원이지만 선거 활동에 참여할 수 없는 모순적인 조항들이 숙제로 남아있다. 이같은 제도적 한계는 곧 청소년들의 정치 참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떨어져 있음을 보여준다.

10대 후보들이 지방선거 도전을 준비하며 가장 크게 마주했던 현실의 장벽은 '돈'이었다. 지방선거의 경우 청년 후보(선거일 기준 29세 이하)는 일반 후보의 기탁금(시도의원 300만원·군구의원 200만원)의 50%만 납부하면 되지만 이제 성인이 된 10대 후보들에게는 이 돈조차 모으기는 쉽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경주 씨는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자신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은 돈과 국가장학금·후원금 등을 모두 모았다. 이마저도 모자라 삼촌에게 1000만원까지 빌렸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년 공천을 늘리고자 청년 예비후보자의 경선 기탁금을 감면해주겠다고 발표했으나 김 씨가 마주한 재정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김 씨는 "선거용 공보물과 사무실 임대료·현수막·명함 제작 등 모두 돈이 필요했다"며 "선거 과정에서 돈 문제가 개입되지 않도록 정부가 기탁금을 지원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금에 대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후보 간의 출발선이 다르다"며 "국가에서 동등하게 보장해줘 같은 선에서 선거에 뛰어들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신행 씨 역시 "청년들에게 많이 출마하라고 하지만 말에 비해 지원해주는 것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청년들을 일회용처럼 '얼굴 마담', '이미지용'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청소년들이 향후 우리 사회를 이끌 주역이 될 수 있도록 후원해주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반면 이건웅 씨는 당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이 씨는 "녹색당은 내부적으로 '돈 없다고 정치 못하면 억울하다'며 선거 활동 전반을 적극 지원해줬다"며 "최대한 적은 비용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자원봉사자 분들과 함께 선거 유세를 했다"고 말했다.

돈을 겨우 모아 기탁금을 내고 본격 선거 활동에 나섰으나 길거리에서 마주하는 시민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신은진 씨는 "선거 활동을 하면서 어른들로부터 '아르바이트하냐, 얼마 받느냐' 등의 무례한 질문도 많이 받았다"며 "오히려 청소년들은 같이 사진 찍자며 적극 응원해줬다"고 말했다.

노서진 씨는 '누구 후보 딸이냐', '자원봉사 나왔느냐' 등의 질문도 받았다. 노 씨는 "여전히 청년들의 정치 활동을 익숙하게 생각하지 않아 이같은 질문들이 나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재혁 씨는 "주변에서 걱정 어린 많은 말들을 해줬지만 벌써 당에 입당한 지 5년이 됐다"며 "정치는 나이순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정당 내에서 활동했던 것과 달리 직접 지방선거에 출마하면서 느낀 한국 정치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기성세대들에게는 익숙하지만 10대 청년 정치인들에게는 해결해야 할 숙제들은 무엇일까.

이건웅·신은진 씨는 거대 양당 체제를 지적했다. 이씨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외에 군소 정당은 목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신씨는 "다양한 의견이 사회에 반영될 수 있도록 체질개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김경주 씨는 불통이 해결되고 소통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문제가 발생하면 모두가 함께 토론할 수 있는 공론화 장이 마련돼야 한다"며 "지방자치단체에서부터 시민들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활성화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신행 씨는 "국민은 없고 정당의 이익만을 추구하고자 하는 정치계의 모습"이라며 "이같은 모습에 많은 이들이 지쳐있다"고 말했다.

10대 청년 정치인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정치인의 덕목 중 하나는 바로 '소통'이다. 이들은 국민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위로한 정치인에게는 존경의 박수를 보내지만, 불통을 택한 정치인을 향해서는 냉철한 시각으로 비판했다.

이건웅·이재혁 씨는 존경하는 정치인으로 고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를 선택했다. 이건웅 씨는 노 전 대표에 대해 "장애인·청소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았다"며 "서민들이 알아듣기 쉬운 용어들을 사용하며 국민들에게 다가갔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재혁 씨는 "소수자들을 포용하고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했던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본받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 정치인에 대해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고 전두환 전 대통령·윤석열 대통령·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이 거론됐다.

신은진 씨는 "이준석 대표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시위를 비판하며 소수자들을 차별하고 있다"며 "국민의 삶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국민의 이용하려는 모습은 본받고 싶지 않다"고 비난했다. 노서진 씨는 "약자와 소수자들을 이용하거나 의도적으로 국민들의 의견을 갈라지치 하는 정치는 이뤄져서 안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6인의 10대 청년 정치인들은 모두 낙선이라는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 약 반년에 걸친 정치 무대에서 '쓴 맛'을 맛보았지만 '정치 맛'에 빠져들어 각자의 자리에서 다음 스텝을 준비하고 있다.

취업준비생인 신은진 씨는 "회사에 취직해 노동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을 쌓고 싶다"며 "노동자의 자리에서 정치 활동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목표를 말했다. 김경주 씨는 "지방선거가 끝이 아니라, 이제 도전해보는 단계라고 생각한다"며 "당이 해결해야 할 여러 문제들을 개선해 지속적인 청년 정치를 이끌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재혁 씨 또한 "다시 당 내부를 재정돈 하는데 집중하며 4년 뒤 지방선거 출마 계획을 판단해볼 것"이라며 "정치를 떠나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강조했다.

노서진 씨는 "지방선거 출마를 계기로 주민들의 어려움을 현실적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며 "이 경험을 발판으로 정당에서 더 교육을 받고 배우며 진보 정치를 이뤄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건웅 씨는 "4년 뒤 지방선거에도 또 나오고 싶다"며 "정치 활동을 이어나가겠다"고 했다.

“니 아부지 뭐하시노"
제발 묻지 마세요

개인주의. 오늘날 MZ세대를 정의할 때 가장 먼저 따라붙는 수식어다. 뭐든 혼자 하는 것을 즐긴다는 이유에서다. 혼자 밥먹고, 영화를 보고, 여행도 훌쩍 떠난다. '혼자' 무엇을 하는 행위가 익숙해진 것이다.

기성세대 역시 MZ세대를 개인주의 성향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지난해 실시된 '사람인' 조사결과 조사한 기성세대들의 59%가 "MZ세대 직원들은 조직보다 개인 이익을 우선시한다'"고 응답했다.

과연 그럴까. 행여 MZ를 쳐다보는 기성세대의 선입견은 아닐까. 따져보자. 이들은 상대적으로 대가족으로 살았던 기성세대에 비해 자녀수 1~2명의 핵가족하에서 자랐다. 자연스레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았던 세대다. 이는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만 봐도 여실히 드러난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984년(1.74명) 1명대로 떨어진 이후 줄곧 감소해 왔다. 38년전부터 지속된 상황이니 사실상 대부분의 MZ세대가 형제자매가 없거나 기껏 1명인 환경에서 나고 자란 셈이다.

부모들은 유일한 자녀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금전적으로 풍족했고, 정신적으로 자유로워졌다. 과거 대가족때처럼 부모와 형제자매를 위해 생계에 뛰어들어야 하는 경우도 줄었다.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해도 '개성'으로 존중받는 환경이었다.

이들은 과연 이기적일까. MZ세대에서 나타나는 개인주의는 통상적으로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개인주의와는 결이 다르다. 여기서 말하는 개인주의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타인의 평가에 영향을 덜 받고 자신의 주장을 자유롭게 펼치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뉴시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와 함께 MZ세대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특징(중복응답)을 묻자 '개인주의(61.8%)'라고 대답한 사례가 가장 많았다. 이어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받는 것도 싫어한다(48.3%)', '다른 사람과의 갈등을 회피한다(31.3%)' 순이었다. 그들 스스로도 개인주의 성향이 짙다고 여기지만 개인을 중요시하는 만큼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도 싫다는 것이다. '나'를 존중하는 만큼 또다른 나인 '너'를 존중한다는 방증이다.

MZ는 종교적, 사회적 문제때문에 비주류로 여겨졌던 자신들의 이야기를 결코 숨기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편견에 괴로워했던 자신의 이야기를 때로는 분노로, 웃음으로 풀어낸다. 그를 지켜보는 대중은 애써 못본 척 눈을 감는 대신 함께 분노하고, 웃음으로 하나가 됐다. 기성세대의 사회에서는 그들의 존재 자체가 터부시됐던 점을 생각하면 놀라운 변화다.

이는 최근 성소수자(LGBT) 이야기가 대중에게 스며들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않다. 트랜스젠더 유튜버 '풍자'는 유튜브와 케이블 채널을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고, 게이 유튜버 '동준'은 월 조회수 1억뷰를 넘기는 대형 크리에이터가 됐다. 여성 동성애자 커플의 좌충우돌 결혼식 일대기는 언론 매체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며 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받았고, 책으로도 출판됐다. 실제 남성 동성애자의 연애를 그린 '시맨틱 에러'를 비롯해 동성애적 요소가 가미된 '마인', '아모르파티', '알고 있지만' 등의 드라마가 쏟아졌다.

이런 드라마가 대로를 활보하게 된 것은 MZ세대를 주축으로 한 대중의 수용적 태도에서 기인한다. 최근 웨이브에서 다양성 커플의 로맨스를 다룬 연애 리얼리티 '메리 퀴어', '남의 연애'가 방송되자 일부 맘카페 등 기성세대를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일었다. 그러자 MZ세대들은 "그럼 우영우 보여줘라, 호기심에 변호사 되게", "자식 교육 전에 부모가 먼저 사람이 되어라",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의 삶을 지적할 권리가 있나"라며 맞섰다.

대학생 권예나씨(21)는 "성소수자 친구와는 그쪽 문화에 대해 듣기도 하고, 다른 친구와 다름 없이 지낸다"라면서도 "그렇지만 저를 연애대상으로 생각하는 걸 알게 되면 친구로 지내기에 어색하게 느껴져 거리를 둘 것"라고 답했다. 이유는 그가 성소수자라서가 아니라, 여느 이성과 다름 없이 각자의 취향 범주 안에 들지 못하는 연애대상에 대한 거부감에서 비롯되는 감정이라는 설명이다.

웨이브 관계자는 "BL 장르에 대한 발걸음이 눈에 뜨게 많아지면서 미디어가 소수자를 다루는 방식이나, 음지의 양지화 등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다"며 "성소수자들의 환경에 대해 보다 현실적인 고민과 공론화가 필요하다면, 그들의 생생한 삶 자체를 보여줘야 하지 않나라는 기획에서 착안했다"라고 밝혔다. 향후 이들의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담아내는 시도가 지속된다면 긍정적인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금의 MZ세대는 국가 최고지도자를 권력에서 끌어내리는 데 앞장선 세대이다. 과거 기성세대가 민주화를 위해 나섰다면 이들은 '공정'을 위해 나섰다. MZ가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나온 것은 박근혜 전대통령과 최서원(최순실)의 국정농단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최서원의 딸 정유라가 과거 SNS에 올렸던 글이 분노의 도화선이 됐다. '능력이 없다면 부모를 원망해라, 돈도 실력'이라는 정유라의 말은 수저론에 지친 MZ들을 행동하게 했다.

지난 4월에는 정호영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가 경북대 의대에 연이어 편입학한 사실이 드러나자 '아빠찬스' 의혹이 제기됐다. 분노한 그들을 잠재울 수 없던 정 후보자는 사퇴를 결정했다. 자녀 입시 비리 혐의를 받는 조국 전 장관은 정권이 바뀐 뒤에도 재판을 이어가고 있다. 부모의 특권으로부터 나온 실력. 불의하고, 불공정하게 만들어진 권력은 끌어내려야 한다는 그들의 연대는 아직도 진행중이다.

김의겸 당시 청와대 대변인의 부동산 투기 논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강남 망언' 등을 지켜보며 전 정부와 다를 바 없는 불공정함에 실망했다. 문재인 정부 4년차인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후보를 향해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며 심판한 것도 이들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윤석열' 정부라 해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많은 이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수평적 관계가 강조되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초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관리자가 활동을 주도했던 것과 달리 현재의 커뮤니티 내 관리자는 '홈페이지 관리자'만의 역할을 수행한다. 온라인에서 만큼은 아버지가 누구인지, 가진 게 얼마인지 알 필요 없이 누구나 평등해야 한다고 생각해서다.

MZ세대가 공정을 강조하게 된 것은 지식과 기술의 평준화가 큰 영향을 미친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개인컴퓨터(PC) 보급 초기와 달리 지금의 MZ세대는 인터넷과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다. 이들은 고교 평준화로 동일한 고등교육을 받았고, 기초적인 정보와 기술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이 과정에서 사소한 차이가 거대한 격차를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됐다. '수저론'으로 포장된 세습자본주의, '계층'을 대물림하려는 특권층을 향한 불만의 목소리는 여기서 나왔다. 이들이 개인주의에 익숙해지고, 성과주의를 중시하며, 공정을 강조하게 된 사연이다. 살아남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이다.

2016년 구의역 사고에 많은 청년이 공감하고, 아파했던 것도 그 청년에게서 자신이 투영됐기 때문이다. 당시 '너는 나다'라는 슬로건을 앞세운 이들은 사회의 하류층이었던 김군의 사고에 슬퍼했고, 자신을 그와 동일시했다. 여전히 변하지 않는 현실에 분노했다. 그의 가방에서 발견된 컵라면이 많은 이들을 눈물짓게 한 것도 그들의 처절함을 나타내서다.

지난해 서울의 청년 천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87%가 지난 10년간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더 심각해졌다고 느꼈고, 앞으로도 심화될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금융자산 양극화로 2018년 기준 MZ세대 연령대의 금융자산 불평도는 0.49로 2016년(0.56) 동일연령대 불평도에 비해 상당폭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MZ세대 연령대의 소비성향이 2000년 동일 연령대 소비성향 대비 0.9배 수준으로 하락했다. 총소비는 늘었지만 고물가 시대에 경제적 여유가 적은 만큼 필수소비를 절약한 영향이다.

경제성장과 함께 전체소득도 늘어났고, 대한민국은 선진국 반열에 들었다. 그럼에도 근로소득은 상승폭은 정체하고 있으며, 고물가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자산 소유 집중 현상이 심화되고, 자본세습구조도 강화되고 있다. 이들의 요구는 단순하다. 개인의 노력이 짓밟히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 부모가 물려준 수저 없이 개인의 노력만으로도 계층 이동이 가능한 세상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토마 피케티는 '21세기 자본'을 통해 오늘날 자본 소득으로 부가 증가하는 규모와 속도는 노동소득으로 부가 증가하는 것보다 훨씬 크고 빠르다고 말했다. 자본을 먼저 축적한 세대는 노동소득만으로 부를 축적하는 이들의 기회를 빼앗아 간다. 그들이 쌓은 부는 자신의 자녀에게 세습되고, 세습의 규모는 더욱 확대된다. 이른바 '흙수저'는 부모보다 가난해질 가능성이 높고, '금수저'는 부모보다 더 부유하게 살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MZ세대는 명품백 구매를 위해 점심 도시락을 지참하고, 호캉스를 위해 편의점 컵라면으로 저녁을 떼운다. 기성세대의 시선에서는 한심하게 비춰질 게 틀림없다. 그러나 한꺼풀 벗겨보자. 그들은 오픈런을 마다하며 내가 원하는 것을 손에 넣는다. 나의 행복을 위해 가치 있는 소비를 했다고 생각한다. 평생을 살아도 살 수 없는 집 대신 소소한 행복을 누리겠다는 것이다. 손 끝에서 너무나 먼 부동산과, 고물가라는 낭떠러지 앞. 수저 없이는 작은 것 하나도 온전히 소유하기 힘든 상황에서 '플렉스'란 그들만의 생존법과 다름없는 셈이다.

흔히 기성세대는 MZ세대가 행동하지 않는다며 비판한다. 가장 큰 근거는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판단에서다. 한국행정연구원이 2021년 9월 MZ세대 약 8000명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파는 Z세대 78.6%, M세대 67.1%로 집계됐다. 기성세대(54.5%)보다 높은 수치다.

흔히 기성세대는 MZ세대가 행동하지 않는다며 비판한다. 가장 큰 근거는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판단에서다. 한국행정연구원이 2021년 9월 MZ세대 약 8000명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파는 Z세대 78.6%, M세대 67.1%로 집계됐다. 기성세대(54.5%)보다 높은 수치다.

이는 특정 정당, 특정 인물만을 지지하던 기성세대와는 달리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표할 수 있는 이가 나타나면 적극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과 같다. 자신을 표현하는 데 과감하듯, 본인의 지지를 표현하는 데에도 거침이 없어서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이들의 덕을 봤다. 대통령 선거에 혜성같이 등장한 그는 검찰총장 출신으로서 MZ세대의 마음을 얻었다. 촛불혁명으로 일궈낸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이들은 또다른 공정을 앞세운 그에게 표를 줬다.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 직접 정치에 뛰어드는 사례도 적지 않다.

또 이들의 개인주의는 공통된 관심사로 거리낌 없이 연대감을 형성한다. 권수영 연세대 상담코칭학과 교수는 이를 '연대적 개인주의'라고 정의했다. 권 교수는 "MZ세대는 사회적 이슈에 대해 자신과 가치관이 같으면 강한 연대감을 만든다"며 "또한 굉장한 결속력을 갖고 있어 기성세대보다 건강한 생각, 창의적인 생각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들의 연대적 개인주의는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을 통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이 일상화된 이들은 만나지 못하는 대신 온라인에서 힘을 모아 연대하며, 사회 이슈를 알리고 변화를 이끌고자 노력하고 있다. 기득권이 아닌 나 자신도 어떻게든 사회를 향해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믿어서다.

지금의 MZ세대는 자신들을 향한 날선 편견에, 힘겨운 현실에 맞서면서도 대한민국의 헌정사상 최초의 혁명을 이뤄냈다. 그런 이들에게 "요즘 애들은 자기밖에 모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MZ세대가 기성세대에 비해 '나'에게 집중한다는 것은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이들은 자기 자신에게 집중했기에 남과의 다름을 인정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간다. 자신으로부터 탄생할 변화를 위해 거리로 나왔다.

이들의 분노는 대통령을 탄핵하는 최초의 역사가 됐고,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의 불씨를 품게 됐다. 기득권에 의해 불평등과 부조리로 만연해진 한국은 바뀌어야 하며, 그 원동력이 자신들에게 있다고 믿는다. 한국이 싫다면서도 자신들을 주축으로 한 한국의 힘을 믿는다며 '국뽕'에 취한다.

이런 이들이 행동하지 않고, 공동체와 동떨어져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이들의 개인화 역시 기존 체제의 개혁에 대한 필요성을 표출하는 방법인 셈이다. 기성세대가 그랬듯, MZ세대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바꾸어가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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